말만 할 줄 알면 시를 쓸 수 있다- 〚시꽃피다, 조선의 詩人의 詩 감상〛
포랜컬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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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08 13:08
개똥꽃 피다
윤정인
길 위의 개똥이
따가운 깡볕에 석고가 되었지
날파리들도 왔다가 그냥 갔어
속은 거야
이슬을 헤치고 걸었지
잠방이는 나도 모르게 축축하게 젖었어
논바닥에 발꿈 도장 찍다가 넘어졌지
이제는 내 땅이야
논두렁 끄트머리에다 발가락 지문을 남겼어
걸음을 옮길 때마다
개구리 울음이 나를 따라왔어
물을 채우고 개구리밥을 심었지
개구리 울음소리가 수초보다 더 컸어
눈두덩에 송알송알 고인 햇빛이
윤슬처럼 반짝였지
찔끔찔끔 내리던 비가 한줄금 시원하게 쏟아졌어
개똥에서는 하얀 곰팡이가 꽃처럼 피어나고
지즐지즐 빗줄기 타고 멀리 하늘로 올라갔지
《윤정인 약력》
전남 강진 다산초당 아래서 태어남
창작산맥 등단
세계시문학상 본상 수상
포렌컬쳐 최우수상 수상
세계시문학회 이사
시꽃피다 이사
맑은눈의쌀 대표
『시집』 다산초당 가는 길
▶詩 감상
시인의 눈에 포착되면 무엇이든 시가 된다.
깡마른 개똥을 두고 일어난 일이 흥미롭다.
날파리와 개구리울음, 곰팡이가 꽃이 되는 묘사는 탁월하다.
<개똥, 개구리밥, 개구리울음> 두음을 이용하여 존재의 집을 짓고 있다.
평소에는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정작 필요하고 그것이 없을 때 하는 말,
개똥도 약에 쓰려면 없다,라고 한다.
아무리 하찮은 것일지라도 필요할 때
그것이 세상에서 가장 귀하다는 사실을 잊으면 아니 되겠다.
‘찔끔찔끔 내리던 비가 한줄금 시원하게 쏟아졌어
개똥에서는 하얀 곰팡이가 꽃처럼 피어나고
지즐지즐 빗줄기 타고 멀리 하늘로 올라갔지’
읽으면 읽을수록 재밌는 시다.
시의 참맛을 느끼게 한다.
개똥벌레, 개똥철학, 개뿔, 쥐뿔에 대한 시인의 시도 읽어보고 싶다.
【조선의】
농민신문신춘문예 당선, 송순문학상, 신석정촛불문학상,
거제문학상, 안정복문학대상, 치유문학 대상, 시사불교신춘문예 당선 등 다수.
시집 : 담양, 인향만리 죽향만리 등 9권.
강의 : 광주 5.18교육관, 시꽃피다 전주, 담양문화원, 서울 등 시창작 강의.
시창작교재 : 생명의 시, 시꽃피다문예지 발행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