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시인의 추천詩 * 아내의 눈물/박남규

조선의 시인의 추천詩 * 아내의 눈물/박남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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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남규 작가




아내의 눈물

                  박남규

오늘은 초등학교 동창 모임이 있는 날이었다
나는 식당 이름과 딸들의 전화번호를 적어두며
혹여 TV가 지루하면 딸들과 통화하라며 아내에게 건넸다

그런데 아내는 글을 읽더니 갑자기 “나를 집에 데려다 주시오
여기 있기 싫으니 집에 가서 혼자 있겠다”라며 고집을 부렸다
순간 말문이 막혀, 나는 그저 “일어나서 나를 따라오라
밖에 나와보면 알게 될 것이니 슬리퍼만 신고 오라”라고 했다

현관문을 열고 나오다 다시 들어가 버리며
아내는 “나를 어디로 데리고 가려 하느냐
차라리 여기가 우리 집이라 하지!”라며 노발대발했다
방으로 들어오라 해도 끝내 현관 앞에 서서 
눈물만 흘리며 손수건으로 훔쳤다
그 순간만큼은 정상적인 생각이 스쳐 지나간 듯했다

나는 측은하고 가엾은 마음에 아내를 꼭 안았다
울컥하며 목이 메인다. 어쩌다 몹쓸 병이 당신을 이렇게 괴롭히는가
오늘은 1월 29일, 아내의 생일이다. 그립고 애달프다

 
[박남규 약력]

‘드론아 나도 날고 싶다’ 시청자미디어 대상수상. 
시골마을의 사라져가는 역사를 찾아서(광주MBC 등 다수 출연. 
KBS황금연못 출연. 디지털 편집기사. 시꽃피다 광주 회원



<詩감상>-조선의 시인

이 시는 치매로 인해 혼란을 겪는 아내와 
그 곁을 지키는 남편의 애달픈 하루를 담고 있다. 
초등학교 동창 모임이라는 일상의 작은 사건이, 
아내에게는 낯선 불안과 혼돈으로 다가온다. 
집을 가겠다는 고집, 현관 앞에서 흘리는 눈물은 
병이 빼앗아간 평온한 일상의 단면을 보여준다. 
그러나 순간 스쳐 지나간 정상적인 생각은 
남편에게 희망과 동시에 더 큰 슬픔을 안긴다. 
결국 남편은 아내를 꼭 안으며, 
병이 가져온 잔혹한 현실을 받아들이고 애통해한다. 
마지막에 “오늘은 아내의 생일”이라는 사실은 
더욱 절절한 그리움과 상실감을 강조하며, 
사랑과 슬픔이 교차하는 인간적 고통을 드러낸다. 
이 작품은 단순한 기록을 넘어, 병과 사랑, 
상실과 그리움이 교차하는 삶의 비극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가슴 아픈 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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