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 동행 * 포랜컬쳐 이 달의 詩 * 봄이 오는 소리 - 이승해
포랜컬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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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01 11:17
봄이오는 소리
이승해
아무도 몰래 아주 작은 숨결로 봄이 다가온다
아직 겨울의 잔잔한 기운이 창문 틈에 남아 있지만
어느새 바람이 조금 다정해졌다 목 끝에 닿는 공기가 어제보다 부드럽고 별이 마음 한 구석을 쓸쩍 쓰다듬고 간다 거리의 나무들은 여전히
앙상하지만 가지 끝에 달린 작은 꽃눈들이 조용히 말을 건다
"곧이야 조금만 더"
아침을 여는 빛이 달라졌다는 걸 사람들은
말하지 않아도 안다 해가 뜨는 속도가 살짝
빨라졌고 바닥에 내려앉은 그림자의 온도도
더 따뜻해졌고 그 변화는 아주 조심스럽고
느리고 또 아름답다
마치 사랑에 빠지는 순간처럼 처음에는 눈치채지
못하다가 어느날 문득 온몸으로 느껴지는 그런 변화 세탁줄에 걸린 겨울 옷들이 하나 둘 옷장에서
사라지고 유리창 너머로 고양이 한 마리가 졸린 눈으로 햇살을 쬔다
아이들은 모래밭에 쪼그리고 앉아 이름 모를 풀을
만지작 거리고 동네 어귀 개나리 덤불은 아직도
피지 않았지만 곧 노랗게 터질 준비를 한다
세상이 조금씩 살아나는 이 조용한 소란을
우리는"봄"이라 부른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는 발라드가 유난히
따뜻하게 들리는 날 향긋한 커피 한 모금이 평소
보다 부드럽게 느껴지는 날 이유 없이 누군가 에게
안부를 묻고 싶은 그런 순간 그 모든 감정 뒤에는
봄이 있다. 들리지 않지만 마음으로 느끼는 소리
바로 ,봄이 오는 소리가
어쩌면 봄은 계절이 아니라 마음의 상태인지
모른다 누군가를 다시 그리워 하고
나를 조금 더 사랑하고 싶어지는 그런 순간
그럴 땐 꼭 눈을 감고
가만히 귀를 기울여본다
지금 봄이 너에게로 가고 있는 중이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