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시인의 추천詩
포랜컬쳐
0
185
03.15 18:25

하호인 작가
쑥떡 같은 눈물
하호인
눈이 소복소복 내려 쌓이는 섣달그믐
서너 되 좁쌀로 빚은
좁쌀보다 쑥이 더 많이 들어간 쑥떡
그나마 아끼기 위해 시렁 위에 올려놓고
까막까막한 눈으로 입맛 다시는
어린것들 몰래 눈물 훔쳤다던 그믐밤이
기억 속에 가물가물 몇 겹으로 지나갔다
어린 날,
집집마다 세배를 다닐 때면 내오는 쑥떡
아무리 십어도 질겅질겅 십히는 쑥을 가만히 뱉어냈다
‘요새 쑥떡은 인절미여야’
옛날이야기처럼 되뇌시던 어머니
그 흰 눈이 또 내리시는데
그만 어머니 먼 길 떠나시고 맞이한 생신
팥시루떡 대신 한 가마니 찹쌀로 쪄낸
빛깔 고운 쑥인절미를 고루고루 나누었다
자연장으로 모신 표지석 위로
눈발은 시나브로 떨어져 내리고
쑥떡 한입 베어 물다가
또 한입 베어 물다가
그만 툭 떨어지는 쑥떡 같은 눈물 한 방울
[하호인 작가 약력]
시에 시 부문 등단
시꽃피다 특별회원
시니어 문학상 최우수상
개인시집 『이 비 그치고 햇살 돋으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