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추천詩

조선의 추천詩

포랜컬쳐 0 78
38207d0a6594477b495757af2c511dd6_1776128469_5.jpg
박남규 작가



우리 집에 가자

                          박남규

식사 후, 운동 삼아 걷기로 했다
찬바람에 대비해
마스크를 쓰고 옷차림도 챙겼다

걷다 보니 붕어빵 파는 곳이 보인다
한 봉지 사서 먹으며 걸었다
아내는 잘도 먹는다, 얼굴이 활짝 핀다
맛있느냐 물으니
고개만 연신 끄덕인다

조금 많이 걸었는지 몸이 불편해 보인다
“집에 갈까?”
또 고개만 끄덕인다
집에 오니 긴장이 풀렸는지
한참을 가만히 앉아 있다
그러다 가방을 찾는다

“우리 집에 가자”며 옛집을 찾는 듯하다
그래, 또 나가자
나도 일어섰다, 자주 있는 일이다
함께 밖으로 나섰다

주변 골목을 돌고 돌아 대문 앞에 섰다
명패에 쓰인 이름 석 자를
보고 또 본다
“여기가 우리 집이다”
이제는 일상이 되어버린 일이다

반복되는 이런 날들에
앞으로 살아갈 시간이 걱정된다

그 세월이 벌써
몇십 년을 지나왔다



[박남규 약력]
‘드론아 나도 날고 싶다’ 시청자미디어 대상수상
시골마을의 사라져가는 역사를 찾아서(광주MBC 등 다수 출연)
KBS황금연못 출연
디지털 편집기사
시꽃피다 광주 회장



<단평> -조선의 시인
이 시는 일상의 소소한 장면 속에서 
기억과 현실이 교차하는 순간을 담고 있다. 

산책과 붕어빵의 따뜻한 기쁨은 
곧 아내의 몸의 불편함과 
“우리 집에 가자”라는 말로 이어지는데, 
이는 단순한 귀가가 아니라 과거의 집, 
이미 지나온 세월을 향한 무의식적 그리움으로 읽힌다. 

반복되는 이러한 상황은 노년의 삶에서 
기억의 혼란과 시간의 무게를 드러내며, 
화자는 그 속에서 앞으로의 날들을 걱정한다. 

결국 이 시는 ‘집’이라는 공간을 통해 
현재와 과거, 익숙함과 낯섦, 
안도와 불안을 동시에 보여주며, 
살아온 세월이 남긴 흔적과 
앞으로 맞이할 삶의 불확실성을 사유하게 만드는 시다. 



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