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시인의 추천詩
포랜컬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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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3 00:16
새
안정식
작은 새처럼 콩닥콩닥 가슴은 뛰었으나
나의 눈빛은 짐짓
아무것도 모르는 척 당신을 보았습니다
당신이 내 곁을 떠나기 전
꼭 내라시던 시집 한 권
이제야 당신의 영전에 바칩니다
토끼처럼 순한 눈망울로
양처럼 착하게만 살다가
마지막엔 사슴의 눈빛으로 먼 산을 바라보며
그렇게 떠나신 당신
나는 유리창을 타고 흘러내리는 빗물처럼
망연히 서 있다가
당신이 머무는 그 먼 산만
가슴에 가득 담아 돌아옵니다
당신 곁 나뭇가지에
혹여 새 한 마리 날아와
소리 없이 깊은 울음을 울거든
그게 바로 내 마음인 줄 아소서
바람이 그 새의 깃털을 부드럽게 흔들거든
못다 한 안부를 전하는 나의 몸짓인 줄 아시고
부디 그곳에서 편안히 머물러 주소서
<안정식 약력>
문예사조 등단
시꽃피다 특별회원
포랜컬쳐 시부문 최우수상
문화예술동행 작가상
꽃다리문학상 본상
『시집』 눈빛언어
[詩감상] -조선의 시인
이 시는 사별한 부인을 향한 애절한 그리움과
영원한 사랑을 노래한 추모시다.
도입부의 ‘작은 새’ 같은 떨림은 이별을 예감하면서도
모른 척해야 했던 슬픈 사랑의 서막이다.
화자는 고인의 유지가 담긴 ‘시집 한 권’을
영전에 바치며 비로소 참았던 슬픔을 터뜨린다.
생전의 순박했던 고인을 ‘토끼’와 ‘양’에,
임종의 순간을 ‘사슴의 눈빛’에 비유하여 고인의
고결한 삶과 평화로운 영면을 애틋하게 그렸다.
빗물처럼 흘러내리는 눈물을 삼키며 고인이 잠든
‘먼 산’을 가슴에 담아오는 화자의 뒷모습은
깊은 여운을 남긴다.
특히 나뭇가지의 ‘새’와 깃털을 흔드는 ‘바람’은
화자의 ‘분신’이자 못다 한 ‘안부’이다.
자연의 매개체를 통해 이승과 저승의 경계를 넘어
영혼으로 교감하고자 하는 애절한 약속이
절절하게 다가오는 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