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시인의 추천詩
포랜컬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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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8 21:21
무더운 여름날
홍미숙
"기사 아저씨, 이 차 정읍 가요?"
다른 승객이 타면서 물어보는 소리에
다행이다 싶어 얼른 버스에 올라탔다
안전벨트를 매자 버스는 곧 출발했다
얼마쯤 갔을까, 한 할머니가 자리에서 일어나
운전석 앞으로 걸어가셨다.
"아저씨, 정읍에는 몇 시에 도착이요?"
그러자 운전기사가
"할머니, 운전 중에 움직이면 큰일 나요!"
하고 버럭 고함을 친다
할머니는 무안하셨는지 아무 말도 못 하고
슬그머니 제자리로 돌아와 앉으셨다
버스 안에는 순간 무거운 정적이 흐르고
기사 아저씨의 퉁명스러운 모습에
나 역시 조금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어느덧 정읍이 가까워졌을 때였다
무뚝뚝하던 기사 아저씨가
뒤를 돌아보며 툭 던지듯 말했다
"할머니, 정읍에 한 시 반 도착이요."
뒤늦게 할머니의 질문에 답하는 기사
아저씨의 마음이 느껴졌다.
나는 할머니의 얼굴을 살폈다
얼른 가방 안을 뒤져 사탕 한 알을 건네드렸다
사탕을 받으신 할머니가 나를 보며 싱긋 웃으셨다
드디어 정읍에 도착했다
버스가 멈추자 기사 아저씨가 멋쩍은 듯 먼저 말을 건넸다
"할머니, 차 속에서 돌아다니시면 위험해서 그랬어요."
먼저 소리를 지른 게 미안했던 모양이다.
기사 아저씨의 따뜻한 속내에
버스 안에는 훈훈한 바람이 불어오는 듯했다
나는 내리면서 기사님께
"고맙습니다"
하고 인사를 건넸다
밖은 여전히 무더운 날씨였지만
마음은 왠지 모르게 흐뭇하고 시원했다
[홍미숙 약력]
시꽃피다 시 부문 등단
포렌컬쳐 시 부문 수상
문화예술동행 작가상
<詩감상> -조선의 시인
이 시에서 가장 아름다운 정점은 무안해진
할머니에게 ‘나’가 건네는 “사탕 한 알”이다.
이 사탕은 단순한 간식이나 물질이 아니다.
타인의 무안함과 상처를 기민하게 포착한 관찰자의
깊은 다정함이자, 말 없는 위로의 언어다.
할머니의 “싱긋” 웃는 미소로 이어지는
이 교감은 기사의 마음마저 녹이는 촉매제가 된다.
기사의 퉁명스러움에 ‘나’는 분노로 대응하지 않고,
오히려 소외된 할머니를 보듬음으로써 버스 전체의
부정적인 공기를 긍정적인 에너지로 정화한다.
이는 작은 배려가 어떻게 인간관계의 연대를
이끌어내는 지를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따듯한 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