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詩 * 남명의 길에서 / 박선해

테마詩 * 남명의 길에서 / 박선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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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명의 길에서

        박선해

사랑은 붙잡는 일이 아니라
등을 보며 끝까지 서 있는 일임을
남명은 알고 있었다

떠나는 제자에게 말을 아끼고
눈빛 하나 건네던 사람
그 침묵이 수백 권의 글보다
더 오래 남았다

강물은 등을 보이고 흘러가도
산은 한 번도 등을 돌리지 않는다
그가 가르친 믿음은 사람을 묶지 않고
길을 세워 주는 일이었다

배웅이란 눈물의 일이 아니라
네가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음을
끝까지 의심하지 않는 것
그 단단한 신뢰 하나로
등짐이 가벼워지는 순간을
그는 알고 있었다

사랑은 함께 가자 말하지 않고
먼저 가라 말해주는 용기
돌아오지 않아도 길이 틀리지 않았음을
믿어주는 마음

그래서 남명의 사랑은 늘 뒤에 있었다
앞서 걷는 사람의 그림자가
흔들리지 않도록 바람을 대신 맞는 자리

오늘 우리가 감동하는 것은
그의 말이 아니라
끝내 남아 있던 자세
세상이 등을 돌려도
사람의 등을 믿어 주던
그 오래된 배웅 때문이다


남명의 길에서

           박선해

사랑은 붙잡는 일이 아니라
등을 보며 끝까지 서 있는 일임을
남명은 알고 있었다

떠나는 제자에게 말을 아끼고
눈빛 하나 건네던 사람
그 침묵이 수백 권의 글보다
더 오래 남았다

강물은 등을 보이고 흘러가도
산은 한 번도 등을 돌리지 않는다
그가 가르친 믿음은 사람을 묶지 않고
길을 세워 주는 일이었다

배웅이란 눈물의 일이 아니라
네가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음을
끝까지 의심하지 않는 것
그 단단한 신뢰 하나로
등짐이 가벼워지는 순간을
그는 알고 있었다

사랑은 함께 가자 말하지 않고
먼저 가라 말해주는 용기
돌아오지 않아도 길이 틀리지 않았음을
믿어주는 마음

그래서 남명의 사랑은 늘 뒤에 있었다
앞서 걷는 사람의 그림자가
흔들리지 않도록 바람을 대신 맞는 자리

오늘 우리가 감동하는 것은
그의 말이 아니라
끝내 남아 있던 자세
세상이 등을 돌려도
사람의 등을 믿어 주던
그 오래된 배웅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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