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루영이 부르는 시의 집 * 임이경 시인편

마루영이 부르는 시의 집 * 임이경 시인편

포랜컬쳐 0 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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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이경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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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익택 사진작가作



석양


      임이경


태양이 머문 자리에

어둠이 깃들기 시작하면

다니엘 호손의 망령이

주홍 글씨를 불러온다


사랑을 불태워 얻어진 A

사랑을 지키지 못해 새겨 넣은 A

무수한 주홍 글씨가 지는 태양을 붙잡고 안간힘을 쓰다 만들어진

색의 향연들


선홍빛 피가 토해지고

검붉은 핏물이 보랏빛으로 물들면

질투의 화신이 찾아와

노랗게 질린 얼굴로 서서히 죽어 가는 시간

붉은 하늘이 사람의 시간이 된다


마지막 살아온 날들이

저문 하늘에 물들어 가고

그렇게 삶이 서서히 져 갈 때

하늘을 우러러 아름답다 한다


석양

실타래의 연을 끊어내는 의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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