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시인의 추천詩
포랜컬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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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08 12:28
합수合水통
윤정인
일꾼 방 마루 끝 땅바닥에 오줌통이 놓여 있다
세치 판자들을 잇대어 둥그렇게 짜 맞추고
대를 얇게 켜고 꼬아서
띠 모양으로 위와 아래 두 줄로 단단히 고정한다
한 드럼 크기의 나무통이 만들어지면
마루의 귀와 엇비슷하게 땅바닥에 놓는다
주변의 찌든 지린내와
소 마구간의 여러 날 삭은 쇠똥 냄새도
이미 대수롭지 않게 냄새를 맡는 코만 한번 쓰다듬을 뿐이다
오줌통에는 갈변의 경계선들이
말년의 계급장처럼 그려지고
벽은 철모로 만든 합수 바가지를 짚고 서 있다
겨울바람이 아랫도리로 쌩쌩 불어온다
온몸이 저린다 바지춤을 질끈 동여맨다
짐의 무게가 비로소 놓이는 시간이다
[윤정인 약력]
전남 강진 다산초당 아래서 태어남
창작산맥 등단
세계시문학상 본상 수상
세계시문학회 이사
시꽃피다 운영이사
맑은눈의쌀 대표
『시집』 다산초당 가는 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