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근 시인의 시로 써내린 지난 이야기

임상근 시인의 시로 써내린 지난 이야기

포랜컬쳐 0 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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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상근 사진作


창식이 형(125)


        월성 임상근


한나절 들판에서 뱃가죽이 들랑날랑하게

가래 줄 매달아 창식이 아부지는 가래 삽 잡고 엄마는 가래 줄 당겨 논 도구 치다가

배꼽시계가 정오 알리면

허기진 배 끌어안고 집으로 온다

수돗물 올려 퍽퍽 퍼내고 떠온

시원한 냉수 한 그릇에

보리쌀이 더 많은 식은 밥 한 덩어리 꾹꾹 말아

들에서 금방 따온 오이 풋고추

생된장 찍어 점심 드신다

밥상을 물리자마자 창식이 아부지는

옹이구멍 뚫린 툇마루에 몽침 배고

온 동네 떠나도록 코 골며

업어가도 모르게

가로누워 낮잠 주무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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