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근 시인의 시로 써내린 지난 이야기
포랜컬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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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20 00:13
임상근 사진作
창식이 형(125)
월성 임상근
한나절 들판에서 뱃가죽이 들랑날랑하게
가래 줄 매달아 창식이 아부지는 가래 삽 잡고 엄마는 가래 줄 당겨 논 도구 치다가
배꼽시계가 정오 알리면
허기진 배 끌어안고 집으로 온다
수돗물 올려 퍽퍽 퍼내고 떠온
시원한 냉수 한 그릇에
보리쌀이 더 많은 식은 밥 한 덩어리 꾹꾹 말아
들에서 금방 따온 오이 풋고추
생된장 찍어 점심 드신다
밥상을 물리자마자 창식이 아부지는
옹이구멍 뚫린 툇마루에 몽침 배고
온 동네 떠나도록 코 골며
업어가도 모르게
가로누워 낮잠 주무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