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정佳野井 수필 * 비 내리는 주남지 - 박선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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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다란 등성이를 따라 들어서는 첫길에 비내린 흙탕물이지만
갈빛 조릿대 푸석이는 살찬 바람에 채여 가며
못물이 소리를 들어 줄것이라고 용이 승천하는 허상이라도 떠오를까
착각하는 즐거움이 저수지로 향한다.
길따라 어디론가 목적 유무를 떠난 나들이 간다는 건 설렘과
행복한 마음이 앞서니 날씨 탓은 온데간데 없이 마냥 신나기만 하다.
저수지에 도착하니 여느 곳이나 있는 벤취와 간이 휴게소와 운치를
아우러는 고목이 비오는 풍경을 멋드러지게 연출하고 있다.
잠시 서서 사색에 젖어 물을 휘저어 노니는 청둥오리와
하늘을 자유 자재로 날으며 곡선을 만들고 휘리릭 윙크하듯
내 앞을 스쳐 지나는 새떼들의 모양이 나를 반기는 퍼포먼스라고
환호를 보내며 이적지 헤이지 못한 실가닥같은 삶을 한숨 저어 보곤
쓰러지는 동공의 성에에 온기를 불어 떨여 내리고 신기루처럼 오르는
물안개에 빗속의 수채화를 가슴앓이로 그려 본다.
호수에 그린 그림 하나 까페에는 목물로 만든 조각 형상들이
또 하나의 자비로 오니 낮의 강이 화애로움을 즐겨 본다.
빗방울 투두둑 퉁퉁 부딪히며 스르르 흐르는 창문안은
오랫만에 만나는 사람들이 해넘이를 보낸 안부로 생기가 넘치고
세월 보낸 투정은 삶이 부풀어 온 지난 청춘의 넋살들로
북적북적 수다는 인생의 한 장면들이다.
비는 오늘을 더욱 부추기며 멈추질 않는데 한층 운치는
말할 나위없는 낭만으로 희망꽃 피어나는 웃음 소리로 가득차다.
창밖 풍경이 멋드러진 저멀리 겨울강의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빗물을 잠잠히 터는데 백월산의 기묘하다는 전설을 찾으려니
회색빛 구름이 산자락을 휘어 잡으며 잠시의 설을 읊어 낸다.
백월산은 신라 명산으로 경상남도 창원시 북면에 있는
마금산 온천 방향의 국도를 따라 완만한 능선으로 된 산들이
이어 있는 우람한 바위산이다.
산봉우리에 있는 커다란 바위 세 개 중 정상에 있는
제일 큰 바위를 사자암이라 하고 『삼국유사』에
사자암에 얽힌 전설이 수록되어 전해 온다 한다.
신라 때 노힐부득과 달달박박 이라는 두 성인이 백월산에서
미륵불과 아미타불로 현신 성도하고 신라 굴자군에는 기괴하며
오묘한 산으로 그 산이 백월산인데 두 성인은
“백월산은 신라 구사군의 북쪽에 있는데 산봉우리들이
기이하게 빼어나고 자리 잡은 넓이가 수백 리에 뻗쳐
참으로 큰 진산이라 할 만하다.”고 말 하였다.
경덕왕은 두 성인의 기념으로 백월산에 남사라는 절을 지었다 한다.
자맥질하는 마른 연대가 비맞은 애원인지 절규인지라
잔상의 가슴에 안아 보며 진실 혹은 거짓의 억새 소리에
연장되는 구연을 듣는다. 광란으로 휘몰아 쳤던 고독의 시간들을
원없이 대성통곡 했다면 충분히 분풀었을 것이고
참 자아를 발견하는 시점이었으리니 되도록 인내를 발휘하여
멀리 보상되리란 기쁨을 가지며 비내리는 주남지에서
속시원함을 털어 버리고 성장으로 가는 잔잔한 휴식을 누린다.
삶이란 때때로 저음이었다가 다시 깨어나는 소리들이
겨울지나 봄 오듯 환희로운 꽃으로 생활이 지혜롭게 찾아 온다.
우리는 그 순간들을 놓치지 않고 누릴것이다.
행복과 불행을 내안의 적이 좌지우지 하는 것임을 되뇌이며
그로 자가 치유하는 삶이 간절한 생애 치료 일것이니
그것은 곧 실행으로 이룰 것이다.
생은 기다리며 걸어가는 어떤 인생의 행운길이다.
달은 과욕을 다스리고 별은 달의 변주로 희망을 살려 내고
태양이 기대를 저버리지 않으리니 현실에서 하늘에
물질과 정신의 소용돌이를 약점 잡히지 말고 강하게 받아들이는
매력적인 행보를 딛어 가면 잠시 쉬었다 가는 돌담 하나라도
귀석이 될것이리라.
*목물ㅡ나무로 만든 물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