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야의 거시기 (巨詩記)-연두/정 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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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야의 거시기 (巨詩記)-연두/정 우영

GOYA 0 26
♡연두/정 우영

너를 따라갈 수 없는 꽃잎들,
화르르 번져가는 어제에게
내가 대신 가 있겠다.
너는 재잘재잘 돌아와 오늘을 익혀라.
새침하고 다감하게.
내일을 묶은 통증들 기척으로도
실어 가지 않으리. 슬품이 밀어 올린
새잎들로 부산스러운 아침.
순둥순둥 눈빛들 팔랑거린다,

잘 깨어났다, 아이들아.
환희를 뿜으렴

- 정우영시집 <순한 먼지들의 책방>中에서 /창비

♡시를 들여다 보다가

  온통 연두빛 천지삐까리다.
노랑빛 하얀빛 분홍빛으로 휘몰아치더니 연둣빛 세상이다.
화려함이 주인인 줄 알았더니 자리를 내어 준 게 연두다.
순식간에 바뀌는 주인을 따라잡지 못하는 꽃잎들을 대신해서
어제의 주인을 대신해서 재잘거리며 팔랑거리는 순한 눈빛들.
꽃들에게 취했다가 미처 발견못한 새이파리가 주변을 장악했다.
새 것들아! 새 연두들아! 어리디 어린 아이들아,잘 깨어났다.
환희를 뿜어대라.
이제 연두에 취하고 주인 된 연두가 대세!
어린이 날의 색깔은 그래서 연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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