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병선 작가의 화실 "실경산수는 끝까지 지켜야 할 한국화의 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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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병선 작가의 화실 "실경산수는 끝까지 지켜야 할 한국화의 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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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병선 작가


한국의 산하를 화폭에 담아 전통 한국화의 맥을 잇다
시대의 흐름이 달라져도 끝까지 지켜야 할 가치는 있다. 선암 천병선 작가는 그 본질을 놓지 않고 실경산수의 길을 걸어온 작가다. 비구상과 새로운 형식이 익숙한 오늘에도 그는 우리 산하의 실제 풍경을 화폭에 담아내며 한국화의 맥을 이어왔다. 설악산 공룡능선의 거친 결, 금강산 만물상의 웅장한 기암, 한탄강 고석정의 깊은 풍경은 그의 그림 안에서 단순한 절경을 넘어 한국의 아름다움과 정서를 다시 마주하게 한다. 천병선 작가의 작업은 풍경을 닮게 옮기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안에 스민 시간과 감정, 한국화를 대하는 태도까지 함께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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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산도 유채꽃 천병선作 20호


우연히 마주한 풍경, 평생의 길이 되다
천병선 작가가 그림의 길에 들어선 계기는 의외로 소박하다. 광주에서 학교를 다니던 고등학교 시절, 친구들과 무등산에 갔다가 우연히 의재 허백련 계열 화실을 보게 된 일이 시작이었다. 그 만남은 단순한 호기심에 그치지 않았고, 결국 한국화로 이어졌다. 이후 그는 한결같이 실경산수의 길을 걸어왔다.

그가 이 장르를 고집하는 이유도 분명하다. 한국화 안에서도 실제 풍경을 바탕으로 한 실경산수를 제대로 구현하는 작가가 점점 드물어지고 있다는 문제의식 때문이다. 그는 산수화의 본질을 단순한 재현이 아닌, 자연을 바라보는 시선과 그것을 자기만의 화면으로 다시 빚어내는 과정에 둔다. 작가노트에서도 자연의 조형적 경험과 직관을 통해 산수의 이상화를 추구해왔다고 밝힌다. 소박하고 담백한 풍경을 바라보되, 그 안에 자신만의 내면 풍경까지 담아내는 것, 그것이 그가 실경산수를 붙드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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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출산 바람폭포 천병선作 10호


한 폭의 금강산에 쏟아부은 시간과 집념
현재 천 작가가 가장 몰두하고 있는 작품은 길이 5m에 이르는 대작 ‘금강산 만물상’이다. 직접 가보지 못한 장소여서 달력 사진과 여러 자료를 참고해 구도를 잡고 스케치를 진행해야 했고, 그만큼 작업은 쉽지 않았다. 실경산수는 무엇보다 구도가 중요하고, 실제 공간의 깊이와 흐름을 화면 안에 담아내야 하기에 오랜 시간과 집중력을 요구한다.
그는 몇 달씩 공들인 작품이 뜻대로 되지 않아 망가졌을 때가 가장 힘들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럴 때도 다시 처음부터 시작한다. “네, 다시 합니다”라는 짧은 대답에는 그림을 대하는 그의 태도가 담겨 있다. 완성의 순간에 대해 그는 “세상을 얻은 기분”이라고 했다. 금강산 만물상은 직접 보지 못한 풍경을 오랜 관조와 재해석 끝에 자기만의 화면으로 완성해가는 과정 위에 놓여 있다. 그는 이 작품이 언젠가 통일의 상징처럼 의미 있게 쓰이길 바란다는 마음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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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탄강 고석정 천병선作 40호

한국의 아름다움을 다시 보게 하는 그림
천 작가의 화실에는 설악산 공룡능선, 한탄강 고석정, 청산도 유채꽃, 창경궁 후원 등 한국의 명소들이 자리하고 있다. 많은 작품이 직접 현장을 찾고, 사진을 찍고, 눈에 담아온 풍경에서 출발한다. 그래서 그의 그림에는 실제 자연을 마주한 사람만이 담아낼 수 있는 현장감이 살아 있다. 동시에 그 풍경은 사실주의적 안목 위에서 다시 정리되고, 천 작가만의 화면으로 새롭게 태어난다.
특히 설악산 공룡능선을 그린 작품을 본 산악인들이 실제 산길과 능선의 흐름을 짚어냈을 때, 그는 큰 보람을 느꼈다고 했다. 그는 자신의 작품에 대해 “제 혼이 묻어 있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결국 그가 그리고 싶은 것은 우리나라의 좋은 명소들이고, 그 풍경을 통해 한국의 아름다움을 더 많은 이들에게 알리고 싶다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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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병선作

한국의 산하를 그린다는 것, 끝까지 한국화를 붙드는 이유
천 작가가 작품을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분명하다. 우리나라의 아름다움을 우리 스스로 먼저 제대로 알았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해외의 풍경에 감탄하기 전에, 우리 산하와 명소가 지닌 깊이와 아름다움을 더 가까이 바라보자는 뜻이다. 그는 앞으로도 한국의 좋은 명소들을 작품 속에 담아내고 싶다고 말했다.

동시에 그는 미술계에 대한 현실적인 바람도 숨기지 않았다. 케이컬처를 이야기하면서도 정작 화가들에 대한 지원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것이다. 공공기관과 지자체가 지역의 풍경과 역사성을 담은 작품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말에는, 한국화가 공공의 문화 자산으로 존중받길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었다. 천병선 작가는 앞으로도 실경산수를 끝까지 지켜가겠다고 했다. 그 다짐은 결국 한국의 아름다움을 오래 남기고자 하는 단단한 의지로 읽힌다.



천병선 작가 Profile
한 · 중 · 프랑스, 한 · 중 · 일전 
국내 · 외 130여 회 전시

개인전 12회
LA한국 문화원 초대전
그리스 아테네 국립현대미술관
프랑스 낭뜨 갤러리 트레스 초대전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 등

수상
대한민국 미술대전 
한국화 미술대전 초대작가
대한민국 미술대전 
무등 미술대전 
한국화 미술대전 등 입선, 특선 다수

심사 및 역임
대한민국 미술대전  
경기도 미술대전 운영위원 및 심사위원
아시아 아트피아드 심사위원

현) 한국미술협회 이사
한국미협 수원미협
한국 산하회
호연지기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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