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와 오늘의 투영 속에 걸쭉한 생의 詩力을 향토성 표정으로 그린 장병국 시인"
포랜컬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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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6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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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국 시인의 生은 시인의 詩와 함께 성장하는 애향심에 있다.
그 속에는 언제나 그리운 고향의 냄새와 더불어,
“사랑은 저절로 자라지 않는다.
서로를 향해 애쓰는 마음이 사랑을 오래 살아 있게 한다.
내 지나온 희로애락은 고향이 나에게 준 선물이자,
생애 어떠한 치열함도 버텨내는 힘이다.”
라고 하는 듯 잔잔한 목소리가 스며 있다.
그 말들은 단순히 문장으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살아온 세월의 결을 따라 천천히 피어난 마음의 결실처럼 다가온다.
그 속에는 세월에 빚어진 기억의 향기와,
사람과 사람 사이에 놓인 따스한 정이 조용히 흐르고 있다.
글귀들을 한편 한편 반복해서 읽다 보면,
동네 한 바퀴 한 바퀴가 한 남정네로 살아온 세월 동안
마음 깊은 곳에서 부터 가슴 후린 아픔과
어느새 젖어든 잔잔한 감상이 피어오른다.
그 감상은 어느 순간 눈물로 번져 가슴을 울컥하게 만들고,
다시 그 울컥함이 고요한 생각으로 변하여 우리 삶의 본질을 돌아보게 한다.
시인의 말 한 줄, 시의 이미지 한 구절은
그렇게 사람의 내면을 천천히 적셔 가며,
우리가 잊고 있던 마음의 본향을 일깨운다.
그것은 마치 오랜 세월 동안 말없이 곁을 지켜온 나무 한 그루가
어느 날 문득 꽃을 피워내 마음을 향기롭게 감싸는 순간과도 같다.
한 사람의 시심(詩心)은 결코 갑작스러운 폭발이나 우연한 영감의 결실이 아니다.
그것은 높은 산꼭대기에서 저절로 솟아나는 거대한 분화구가 아니라,
평범한 아랫동네를 매일같이 산책하듯 묵묵히 걸으며 쌓아 올린 시간의 응결이다.
그 걸음 속에는 삶의 환희와 슬픔이 섞여 있고,
때로는 상처와 위안이 교차하며,
그 모든 것이 결국 시라는 언어의 결을 이루어 간다.
그렇게 천천히, 그러나 쉼 없이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다 보면,
어느 날 문득 더 이상 오를 곳 없는 정상에 다다라 있음을 깨닫게 된다.
그때 비로소 시인은 자신이 걸어온 길이 곧 시였음을,
그리고 그 길에 새겨진 발자국 하나하나가 애향의 마음이었음을 발견한다.
그래서 시인의 사랑과 애향은 단지 감정의 표현이 아니라,
한 생을 살아내며 고향과 세상,
그리고 사람을 향해 꾸준히 애써온 그 마음의 기록이다.
그것이 바로 시인의 눈으로 본 세계이며,
그의 詩가 사라지지 않고
오랫동안 사람들 마음속에 살아 숨 쉬는 이유가 될 것이다.
길고 긴 나날을 애쓰며 살아온 그의
<<어머니 베틀>> 시집이 많은 사랑을 받게 되길 기원한다.
-서평 박선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