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당문학 특선 4/정석영 작가의 괜찮은 詩 * 봄의 소리 - 정석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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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당문학 특선 4/정석영 작가의 괜찮은 詩 * 봄의 소리 - 정석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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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영 작가

봄의 소리 

      정석영

겨울의 마지막 숨이
유리창에 엷게 번질 때

땅속에서
누군가 문을 두드린다

톡 톡 톡

얼음장 밑에 갇혀 있던 물빛이
먼저 몸을 푼다

검은 흙을 밀어 올리며
연둣빛 혀들이
세상 밖으로 말을 건다

나는 들었다
꽃망울 속에서

심장이 뛰는 소리
바람이 옷깃을 풀어
햇살을 들이는 소리

굳게 잠갔던 시간들이
스르르 풀리는 소리

봄은
크게 오지 않는다

아주 작은 떨림으로 와서
마침내
세상을 환하게 뒤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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