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둘 째 주/ 주장원 - 송재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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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둘 째 주/ 주장원 - 송재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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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완

 

세상은

등이 벌어졌을 때

준비된 줄 알았다

 

그러나 끝내

열리지 못한 문도 있다

 

송재옥

 

제목 미완 미완성한 글자 차이에 주목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백아절현(伯牙絶絃)이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거문고 명인, 백아는 그의 연주를 이해해 주던 친구 종자기가 세상을 떠나자 악기의 줄을 끊어버렸다.

 

송재옥 시인의 삶에서 절반을 곁에서 지켜본 터라 그의 시가 어떤 심정에서 나왔는지 대략은 짐작이 간다. 서른 자도 안된 본문 속에 얼마나 큰 사연이 들어있는지, 가슴이 턱 막히고 아찔해진다. 누가 백아이고 종자기인가는 중요치 않다.

/등이 벌어졌을 때/ 동사 벌어지다는 흔히 변화와 도약의 신호로 받아들이기 쉽다. 그러나 세상일은 절대로 맘먹은 대로 흘러가지 않고, 준비했다고 해서 모든 문이 저절로 열리는 건 아니다. 보편적인 예를 하나 들겠다. 오래 전 유명 작가의 강연에서 들은 얘기다. 그는 작가가 되기 위해 공모전에 수없이 도전했지만 번번이 낙방했다. 그런데 훗날 낙방한 원고로 묶은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고 유명 작가가 되었단다. 오늘의 미완은 또 다른 완성의 계시일 수도 있다.

새벽 매미소리 우렁찬 팔 월의 뜰에 앉아 오늘 하루 벌어질일들을 생각한다. 살아있기에 일이 벌어지는것이다. 죽은 사람에게는 절대 벌어질 일이 없다. 웃다, 울다, 사랑하다, 미워하다 ~ 동사(動詞)를 동경해야겠다.

 

감상: 손설강 (한국디카시인협회 서울중랑지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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