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월 넷째 주 장원 / 그릇과 물 - 최성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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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월 넷째 주 장원 / 그릇과 물 - 최성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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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릇과 물

 

 

귀를 넓게 열고

너의 소리를 그려 놓는다

 

담아둔 것과 보내는 것

그 사이가 삶이다

 

 

디키시는 이미지 기호와 문자 기호의 거리가 증폭의 거리다. 증폭이 커야 시의 본질인 메타포를 확보한다. 이게 바로 독창성이다. 저 돌확을 커다란 귀로 비유한 것도 참신한데 / 귀를 넓게 열고 / 귀를 기울이다는 표현했다면 식상했을 것이다. 최 시인이 낱말 선택에 얼마나 신중한지를 보여준다. 이어서 / 너의 소리를 그려 놓는다/ 청각을 시각으로 치환하는 세심한 시적 감수성도 놀랍다. 하여, 이미지를 보고 또 보았다. 떨어지는 물방울이 그려내는 동그란 파문이 그림처럼 보인다.

 

/담아둔 것과 보내는 것, 그 사이가 삶이다/ ‘담긴 것담아둔 것의 단어 차이도 생각해 본다. 쉽게 말하면 더하기와 빼기 사이에서 망설인다는 것이다. 결국 중장년인 우리는 무엇을 간직하고 무엇을 버려야 할지 그 균형 속에서 의미를 가진다는 철학적 메시지를 던진다. 후기문학도들이 만난 디카시에 타인의 목소리, 자연의 섭리, 사랑의 진동을 담아낼 수 있다면 그릇되지 않는 삶일 것이다. 이미지가 있는 아포리즘을 만난 것 같아 기쁘다.

 

 

감상평: 손설강 (한국디카시인협회 서울중랑지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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