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첫째주 장원 / 윤혜은 - 아버님 전 상서
아버님 전 상서
보고픈 마음
전하려 환생했구나
진흙 속 세상 힘들었지만
연꽃처럼 나는 잘 있어요
언젠가 아버지 뵈러 갈게요
_윤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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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내리는 수면 위에 함초롬히 떠있는 수련 한 송이.
‘보고픈 마음 전하려 환생’한 거란다.
그런데 제목이 ‘아버님 전 상서’다. 이쯤 되면 벌써 떠오르는 게 있지 않은가?
맞다 심청이다! 1연에서 청이의 스토리를 읽어낸다.
아버지 심봉사의 눈을 뜨게 하기 위해 인당수에 몸을 바친 심청이 용궁에 가서 용왕의 도움으로 환생을 하는데, 연꽃을 타고 부활한다. 이후의 이야기는 남겨 두고, 시인이 말하고픈 건 이 지점이다.
부녀 사이에는 눈물 없이 읽을 수 없는 사연이 있다. 산후 7일 만에 생모가 세상을 떠난 후, 아버지의 손에 키워진 청이. 앞이 보이지 않는 아버지가 젖동냥을 하며 지극 정성으로 키워낸 만큼, 청이의 효심도 극진했다.
얼마나 아버지가 보고 싶었을까. 간절한 마음이 전해질 수 있게 청이는 연꽃으로 환생했다.
디카시에서 내레이터의 시점은 자유로이 변환될 수 있다.
1연이 연꽃을 바라보는 화자의 시선이라면, 2연과 3연은 연꽃에 동화된 화자 자신의 마음을 표현한다. 세상은 진흙 밭과 같고, 삶이 혹독하고 괴로울수록 부모님 생각이 간절하다. 날 낳고 기르시며 진흙 밭 세상살이에 부모님도 얼마나 힘드셨을까...
세상엔 어머니에 대한 시심도 넘치려니와, 화자는 특별히 아버지 생각에 눈물 짓는다. 부녀 사이엔 또 어떤 애틋한 사연이 있을까?
성숙한 딸은 청이처럼 효녀답게 아버지를 안심시킨다. 먼저 가신 아버지를 그리며, 힘들지만 외로움과 역경을 잘 이겨내며 살다가 언젠가 아버지를 만나러 가겠노라고 담담히 말하며 스스로 마음을 다독인다.
연꽃은 진흙과 물속에서 자라지만 환경의 오염에 영향을 받지 않고 아름답고 귀하게 피어난다. 고난과 시련을 극복하는 인간의 의지와 가능성을 상징하는 꽃이다. 부모님의 희생과 인내를 배우며, 새로운 시작과 희망을 각오하며, 그렇게 연꽃 시인은 아버님 전 상서를 쓰고 있다.
선친을 기리는 세상의 모든 자녀들이 공감할 수 있는 디카시다. 사진기호의 빗물 머금은 한 송이 수련처럼, 필자의 마음에도 눈물이 그렁그렁해진다.
_선정 및 감상 : 현송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