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셋째 주 장원 신은미- 갈 길
조금씩 기울어진 시간
이젠 천천히
걸어갈 일이다
발걸음도 담담히
_신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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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는 인생이라는 길 위를 걷습니다. 숨 가쁘게 오르막을 달려온 날들도 있고, 거친 비바람 속에서 길을 잃었던 때도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갈 길」은 우리에게 묻습니다. 인생의 정점에서 조금씩 기울어지는 시간, 우리는 그 길을 어떻게 걸어가고 있는지 말입니다.
사진 속 촉촉이 젖은 내리막길은 묵묵히 삶의 황혼기를 맞이하는 모든 이들을 상징합니다. 이제 더 이상 세월을 거슬러 오르려 애쓰지 않아도 됩니다. 급할 것 없는 걸음으로, 지나온 길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길을 가만히 내려다볼 수 있는 여유가 허락됩니다. 이 시가 건네는 첫 번째 위로는 바로 그 '천천히'라는 단어에 담겨 있습니다. 잠시 모든 것을 멈추고, 당신의 걸음을 존중하라는 따뜻한 당부입니다.
이 작품의 진정한 아름다움은 노년을 나약함으로 규정하지 않는 데 있습니다. 오히려 무수한 세월의 풍파를 견뎌낸 이들에게서만 느낄 수 있는 단단한 기품을 이야기합니다. ‘발걸음도 담담히’라는 구절은 결코 조급함이나 불안함 없이, 차분하고 평온하게, '미끄러지지 않도록' 오직 삶의 깊은 지혜로 한 발 한 발 나아가겠다는 의지의 표명처럼 다가옵니다. 이는 비로소 자신의 삶을 온전히 긍정하고, 주어진 시간을 가장 의미 있게 채워나가겠다는 성숙한 다짐입니다.
「갈 길」은 단순히 쇠퇴를 노래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인생의 마지막 장이 가장 빛나는 순간일 수 있음을 역설합니다. 비록 내리막길일지라도, 그 길 위에서 만나는 모든 풍경과 감정은 오르막길을 오르며 놓쳤던 소중한 깨달음일 것입니다. 이 시는 모든 시니어들에게, 당신의 인생이 지나온 모든 시간을 통해 가장 당당하고 아름다운 계절을 맞이했음을 진심으로 전하는 간절한 메시지입니다.
그동안 미흡한 필력으로 주 장원의 중책을 대과 없이 마친 데 대해 회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감상평 : 김석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