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셋째 주 장원 / 박여범 - 노란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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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0.20 19:23
노란침묵
햇살이 꽃잎으로 굴러와
하루를 환히 태우고 간다
피어 있음도 결국은
사라짐의 연습인 것을
_민초 박여범
지극히 평범한 호박꽃 사진 한 장에 놀라운 언술을 더해 특별한 철학의 옷을 입혔다. (노란 침묵)이라는 제목이 무게감을 예시한다. 어린 해바라기 꽃은 햇빛을 따라 동쪽에서 서쪽으로 움직인다. 밤이 되면 다시 동쪽으로 돌아와 다음날 아침까지 엄마를 기다리듯 햇빛을 간절하게 기다린다. 생명을 잉태한 노란 호박꽃, 볕 한 조각이라도 더 받기 위해 애쓴다. 식물들의 소망은 자손이 잘 되기를 바라는 사람들의 소망과 다름없다. 만물은 햇빛을 의지하며 산다. 중국 주나라의 역(易)에 중천건이 첫 번째 나오는 이유도 빛의 중요성 말해준다. 떠오르는 해도 때가 되면 지고, 달도 차면 기울듯이 2연에서 자비가 없는 시간을 노란 침묵 속에 흘려 놓았다.
-감상글: 신경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