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첫째 주 장원 / 김종기- 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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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16 18:03
노동자
식구 먹여 살리려고
먼 곳에서 왔구나
돌아갈 땐 푸짐하게
김종기
감상글: 문임순
‘노동자’라는 제목에서부터 저절로 마음이 움직였다.
단 세 줄의 시가 주는 깊은 울림을 글로 표명하기가 벅차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꼭 주장원을 선정해야 한다면 이 시가 가장 적절하다는 마음이다.
“일하기 싫어하는 사람은 먹지도 말라“는 성경 말씀대로 토마스 아퀴나스는 “노동에서 오는 기쁨 없이 살아가는 것은 즐거움이 없는 삶이다.”라고 했다. 단지 양식만을 얻기 위한 노동이라면 그 상황에서 도망하고 싶기도 할 것이다.
시인은 벌 한 마리를 통해서 인간의 삶과 생존의 본질을 비추고 있다. “식구 먹여 살리려고 먼 곳에서 왔구나”. 이 한 줄엔 가족을 위해 먼 길을 마다않고 일터로 향하는 사람들의 사랑과 헌신이 스며 있다. 시인은 벌의 날갯짓에서 노동의 숭고함과 책임의 무게를 읽어낸 것이다. 노동에는 책임과 사랑이 따른다.
작고 미미한 존재이지만 벌의 부지런한 움직임이, 세상을 지탱하는 가장 근원적인 힘임을 일깨운다.
마지막 행 “돌아갈 땐 푸짐하게”는 단순한 소망을 넘어, 그 수고가 헛되지 않기를 바라는 따뜻한 위로와 기원의 마음이며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누군가를 위해 애쓰는 모든 이에게 건네는 조용한 격려와 위로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