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동문학 특선작 * 거울 앞에서 * 김선희 시인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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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동문학 특선작 * 거울 앞에서 * 김선희 시인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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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앞에서


        김선희

 

뽀얀 연기 스윽 밀쳐내니

말그라니 웃고 있는 거울 속 나와 마주한다

 

한 점 빛도 없이 막막했던 10대의 내가 있고

길을 몰라 방황하던 20대의 나도 있고

파도처럼 변화무쌍한 길

고군분투하며 걸어온 지금의 나도 있다

 

내 날이 없었던 거울 속 너머에 있는 나에게

큰 용기와 격려를 보낸다

지금부터 늦은 건 없다

 

먼 훗날

거울 속 나와 다시 마주했을 때

 

참숨을 쉬며 살아 낸 모든 날이 나의 것이었다

확언할 수 있게

 

지금, 시작이다

2023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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