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둘째 주 장원 / 너의날개 - 이경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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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시간전
너의 날개
잎사귀 끝에 투명한 렌즈들
땅의 속삭임을 비춘다
그 수정체 안에,
밤새 나눈 바람의 편지가 있다
나는 무지개 꿈을 둥글리며 산다.
-소현 이경순
하루하루 바쁘게 살아가다 보면 이런 섬세한 장면을 눈여겨보지 못할 때가 많지만, 시인은 그 짧고 투명한 물방울 안에서 무지개를 꿈꾸고 있었다. 그것은 아마도 우리가 놓치고 지나가는 삶의 아름다움을 다시 바라보게 해주는 눈빛이자, 자연과 소통하려는 마음의 귀 일 것이다.
마지막 문장 “나는 무지개 꿈을 둥글리며 산다”는 어쩌면 우리 모두는 무지개를 찾는 존재일지도 모른다. 보이지만 잡히지 않고, 찰나에 존재하는 그 무엇. 그 꿈을 품고 살아가는 시인의 다짐이, 청자에게 조용한 울림으로 다가선다.
「너의 날개」는 삶을 바라보는 또 하나의 시선을 선물해주었다. 물방울 하나에도 이야기가 있고, 꿈이 있으며, 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그리고 언젠가, 나 역시 누군가의 날개가 되어줄 수 있을지도 모르기에 오늘도 다소 고된 하루를 감수한다.
선정평:손설강 (서울중랑디카시인협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