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상 화가作

2월 최우수재

녹턴 

   이상주

손목 터널 증후군

일그러진 얼굴로 소환한

타임 캡슐 속의 중세, 유럽

시간위의 그림, 시간 위의 건축

누구에게서 다시 태어나도 늘 다른 파동

수백년을 늙지않고 부활을 거듭하는

형체 없는 천사, 그림자 없는 악마

쇼팽은 그 안에 있으나

시간 위에서 그는 낯을 붉히고 부끄러워 하고

폭군이 되어 어깨를 짓누르기도 한다

흔들리는 틈을 타고

무의식의 사막을 밀고 들어오는 터널

발목을 의지하여 묶였다 풀리며,

놓았다 잡히는 진해져가는 느낌

팔세토 레가토, 파사지오 테누토를 오가는

밤의 노래

저며오는 것은 반음을 타고드는

있는듯, 없는듯 떠 내려가는 연주자

그 위에 얹어진 귀

2월 우수작

꽃멀미

  이승해

초록빛  신록이 새물거리는 날

복사꽃 내음에 취하던 날

파란 하늘 창가에

분홍 꽃잎 곱게 날려 보내면

꽃비 되어 내린

그리움 한 바가지

고이 담긴다

노을 닮은 연분홍 꽃잎

팔랑이며 나부낀다

불어오는 실바람에 흩날리는

눈꽃으로

하얗게 사라지는 봄날

기억 속 아스라이

산모퉁이 돌고 돌아

이름 없는 들꽃으로 핀들 어떠하랴

무지개 아롱진 언덕 너머로

오월의 신록 한아름 안고서

그대, 사뿐히 다가오세요

2월 우수작

이제 행복해져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정예은

지나간 시간보다 다가온 날들이

더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미래는 오늘 만들어지는 거라 생각합니다

자신 있게 선택하였으면 좋겠습니다

모든 일이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인생은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대로 편안하게 상황을 바꾸려 애쓰지 않고

마음이 하고 싶은 대로 따라 보는 겁니다

인생은 마음에 대한 시나리오라고 생각합니다

천천히 들여다보았으면 좋겠습니다

모든 사람이 행복해지길 바랍니다

이제 행복해져도 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