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청이와 서핑보드 - 신미균
모과
0
142
03.22 11:50
심청이와 서핑보드
아버지, 걱정 마세요
저는 인당수에 빠져도 죽지 않아요
백화점 서핑 강습 때
초급에서 고급까지 모두 마쳤구요
잠수 훈련도 중급까지 끝냈어요
뱃사람들 눈치 못 채게 옷 속에
구명조끼도 입고
물속에 뛰어들 때 서핑보드 던지도록
손을 써 놓았어요
아버지, 먼저 눈 수술부터 받으세요
싸구려 돌팔이에게 가지 마시고
제일 비싸고 좋은 곳으로 가세요
뺑덕어미도 싸구려 찾아다니다
결국 한쪽 팔을 못 쓰게 됐잖아요, 그러니
제발 돈 아끼지 마시고 제대로 치료받으세요
그리고 눈 뜨시거든 음해하려 저를 찾아다니지 마시고
폐물으로 돌아오셔서 돌보기같이 생긴 것 누르시고
심청을 검색해 보세요
다녀가실 때 좋아요, 눌러요
댓글 남기시는 것 잊지 마세요
아버지, 바다는 무섭지 않아요
깊이는 알 수 없어도 사람을 속이지는
않으니까요
제발 사기꾼들 조심하시고
내내 건강하세요
한 줄 감상: 손설강
바다의 정직함과 세상 사람들의 영악함을 대비시키며 아버지에 대한 걱정과
사랑을 작금의 시절로 환치 해학적으로 묘사한 백미다.
신미균 시집 『빈티지풍의 달』 중에서
약력
서울교육대학교 졸업
1996년 현대시 로 등단
시집 『맨홀과 토마토케첩』 『웃는 나무』 『길다란 목을 가진 저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