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讀者조용현 시인의 창작시, 아름다운 시절詩節 2
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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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17 18:42
조용현 시인
보리수
조용현
건들면 톡 터질 것 같은
그 입술에
내 손길이 스치면
너의 젖은 눈망울은
나의 가슴으로
곧
쏟아져 버릴 것 같다
나의 길을 묻다
조용현
새벽부터 하루 해가 질 때까지
하늘 한 번 쳐다볼 겨를도 없었소
이리 뛰고 저리 뛰다
부산한 시간을 보내고
오늘도 품팔이를 마치고 집으로
가는 길이라오
석양이 산마루에 한 뼘쯤 걸치면
노을이 붉게 물들은
저 언덕에 앉아
잠시 쉬었다 갈 것이요
밤이 오면 둥근달이 뜬다는데
따끈한 차 한 잔 음미하며
은은하게 쏟아지는 달 빛 속으로
들어가
나에게 나를 내려놓고 길을 물어볼
것이요
정녕 이 길이 나의 길이냐고
** 북한산에서 바라본 서울 야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