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랑디카시특선 20* 페르소나 / 손설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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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분전
페르소나
손설강
옷장 가득 걸린 얼굴들 중
내일의 날씨에 어울리는 놈을 골라 봅니다
비 오는 날엔 젖어도 티 나지 않는 무표정이 좋겠고
볕이 좋은 날엔 적당히 번들거리는 미소가 제격이겠지요
가면이 두꺼워질수록 속얼굴은 홀가분해져서
참으로 기묘한 연극입니다
가면을 써야만 비로소 진심을 들키지 않을 수 있고
남의 얼굴을 빌려 써야만
가장 나답게 숨을 쉴 수 있으니 말입니다
오늘은 어떤 탈을 쓰고 나가볼까요
분명 내 얼굴인데,
어쩐지 주인보다 가면이 더 인기가 좋아서
거울 속의 나는 오늘도
낯선 이에게 안부를 묻습니다.
손설강(귀례) 시인, 수필가. 디카시 강사
2026 <다산 작가상 > 수상
저서: 『손살강의 디카시창작교본 』 외 다수
손설강의 디카시아카데미 출강
한국디카시인협회 서울중랑지회 회장







